술 안 마셔도 ‘지방간’ 예외 없다
술을 마시지 않는 방송인 유재석 씨가 한 방송프로그램에서 ‘지방간’이 의심된다는 한의사의 진단을 받아 화제가 됐다. 이는 술을 전혀 마시지 않거나 소량을 마시는데도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들과 비슷하게 간에 지방이 많이 끼어 있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술을 마시지 않는데다 꾸준한 운동으로 슬림한 체형을 유지하고 있는 유재석 씨가 어떻게 ‘지방간’ 진단을 받게 됐을까.
◆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원인
1. 당뇨병인 경우
당뇨병은 인슐린 결핍으로 인한 탄수화물, 지질, 단백질 등의 만성적인 대사 장애와 이에 따른 만성적 혈관 손상을 특징으로 하는 증후군을 말한다. 이 때문에 당뇨병이 있는 경우 당분을 저장했다 방출하는 간에도 영향을 끼치며, 특히 지방이 쌓이면서 지방간으로 진행될 수 있다.
혈당 조절이 ‘잘’ 되면 지방간이 간경변증으로 악화되는 수준까지 염려할 필요는 반대로 혈당 조절이 잘 안 되는 경우 지방간이 있는 당뇨병 환자는 간수치 조절에 문제가 생기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대한당뇨병학회에서 권장하는 당뇨환자의 혈당조절 목표수치는 공복혈당이 70~130mg/dl, 식후 2시간혈당이 90~180mg/dl, 당화혈색소 6.5% 미만이다.
2. 고지혈증인 경우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 지방이 정상 범위 이상(총 콜레스테롤이 240mg/㎗ 이상, 중성지방이 200mg/㎗ 이상)인 고지혈증도 지방간의 주요 유발인자이다.
고지혈증은 각각 비정상적인 지질의 종류에 따라 그에 맞는 약물치료를 시행함과 동시에 적정체중 유지와 운동요법과 식이요법으로 관리해야 한다. 특히 운동을 지속하는 경우 대개 좋은 콜레스테롤은 90% 증가하고 중성지방은 70%가 감소한다.
3. 비만인 경우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유병률은 체중과 비례해 증가한다. 정상인에서 10~15% 정도의 지방간 유병률을 보이는 반면 비만인 경우 70~80%까지 증가한다.
하지만 무리한 체중감량은 오히려 간손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6개월에 걸쳐 약 10%의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 좋다.
4. 지방간을 유발하는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
△아토피피부염, 알레르기성 비염, 천식 등에 쓰이는 ‘스테로이드제’나 △간질, 삼차신경통, 당뇨병성 신경증, 양극성 감정장애, 두통 등에 쓰이는 ‘항경련제’ △갱년기, 골다공증 등에 쓰이는 여성호르몬제 △피임약 등을 과다 복용하거나 장기간 복용하는 경우에도 지방간이 생길 수 있다.
5. 가족력이 있는 경우
방송인 유재석의 지방간을 진단한 한의사는 유재석 씨가 술을 마시지 않고, 비만이 아니라 유전성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유전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2009년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 대학 의과대학 래디 아동병원 지방간 클리닉의 제프리 슈위머 박사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있는 아이들과 그렇지 않은 아이들 44명과 그들의 가족 152명을 대상으로 MRI검사를 통해 간에 지방이 얼마나 침착되어 있는지를 확인했다.
그 결과 알코올성 지방간 아이들의 가족 중 부모는 78%, 형제자매는 59%가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확인돼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유전성이 상당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유전적 소인이 있어도 평소 비만, 고지혈증 등을 잘 관리하면 지방간의 위험은 현저히 낮아진다.
◆ ‘비알코올성 지방간’ 치료는?
△ ‘비만’ 탈출
체중을 줄이면 인슐린 감수성을 좋게 해 지방간을 치료할 수 있다. 운동요법과 식이요법을 병행해 꾸준한 관리를 통한 체중 감량을 주목표로 삼아야 한다.
△ 약물치료
각 지방간의 원인 질환을 관리해야 한다. 당뇨병 치료제, 고지혈증 치료제 등으로 혈당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정상범위로 유지해야 한다.
또 간 기능 개선을 위해 담즙산의 핵심성분인 우루소데옥시콜린산(UDCA)을 복용(우루사 등)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UDCA는 몸 안에 쌓인 독소나 노폐물을 정화시켜 배출하는 기능을 하며, 간혈류량을 증가시켜 간 기능 개선과 피로 회복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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