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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10배원유매장 7광구 일본때문에 개발못해 한국 유엔서 영토선포

 

 

 

아시아의 페르시아걸프만.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10배에 가까운 원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꿈의 광구. 바로 '대륙붕 제7광구'다.
일본과의 외교적 마찰로 영유권 선포 이후 지난 40여년간 독자적 시추 한 번 제대로 진행하지 못한 7광구를 비롯해 오키나와 해구 앞까지 대륙붕이 모두 한국의 영토라는 입장을 정부가 국제사회에 공식 천명했다.

28일 국회와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이날(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대륙방한계위원회(CLCS)에서 "동중국해에서 우리나라의 권원이 미치는 대륙붕 끝이 육지영토의 자연적 연장에 따라 오키나와 해구까지 뻗어나간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우리측 대표단은 '대륙붕한계 정식정보'와 관련, 기술적·법적 측면에 대한 우리 입장을 위원회에 설명하고 동중국해에서 우리 대륙붕의 외측한계에 관한 정보를 심의해 줄 것을 요청했다.

앞서 우리 정부는 일본과 중국에 맞서 지난해 12월 CLCS에 한국의 동중국해 쪽 대륙붕 경계선이 일본 앞 오키나와 해구 앞까지 이어졌다는 '정식정보'를 제출했다. 지난 2009년 5월 제출한 '예비정보'보다 대륙붕 경계선이 최소 38㎞에서 최대 125㎞까지 일본 쪽으로 더 확대됐다. 대륙붕 가운데 200해리 바깥 면적만 보면 2009년에는'한·일 공동개발구역(JDZ)'내 수역 가운데 1만9000㎢를 한국 대륙붕으로 제시했으나 2012년에는 2배 이상 넓어졌다.

하지만 CLCS는 권고만 할 뿐 구속력을 가진 결정을 하지 못한다. 특히 어느 한쪽이라도 분쟁을 제기하면 심사도 못한다. 따라서 CLCS의 심의가 열릴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고 한·중·일이 협상을 통해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제주도 남쪽바다부터 일본 오키나와 해구 직전까지 이어진 대륙붕은 지난 1970년 1월 박정희 대통령이 7광구로 설정하고 영유권을 선포했다. 이제 막 산업화의 기초를 닦기 시작한 '못사는 나라' 시절, 온 나라는 산유국의 꿈에 들떴다. '제7광구'라는 대중가요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산유국의 꿈'은 당시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인 일본과의 외교 분쟁으로 좌초하고 만다.

일본 정부는 한국과 일본 간의 서남해 해저지역은 공유 대륙붕이므로 한국이 독점할 것이 아니라 등거리 원칙에 의한 중간선으로 나눠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 원조를 중단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강한 압박에 우리 정부는 이 주장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한·일 양국 정부는 1978년 공동개발협정을 발효했고, 7광구의 이름도 '한·일 공동개발구역(JDZ)'으로 바꿨다.

공동개발협정 이후 제대로 된 시추는 별로 없었다. 일본은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1986년 탐사를 일방적으로 중단했다. 기술력이 부족했던 우리나라의 시추도 자연스럽게 중단됐다. 우리의 기술은 발전했지만 여전히 시추는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협정에 명시된 '개발은 양국이 반드시 같이 해야 한다'는 독소 조항 때문이다.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은 7광구에 대한 탐사 및 개발이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제사회에서는 일본이 공동개발에 미온적인 이유에 대해 한·일공동개발협정이 끝나는 2029년 이후 영유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분석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영유권을 선포할 당시만해도 대륙붕의 영유권이 그 대륙붕이 시작된 나라에 귀속된다는 '자연연장설'이 주류였다. 7광구와 일본 사이에는 깊이가 8000m에 이르는 오키나와 해구가 놓여있어 당시 일본으로선 대륙붕의 영유권을 주장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1985년 리비아-몰타 대륙붕사건을 계기로 국제적 분위기가 반전된다. 지형이 아닌 거리를 기준으로 바다영역의 영유권을 갈랐기 때문이다. 일본 입장에서는 독도에 이어 7광구도 영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더욱이 탐사중단 시기가 1986년으로 영유권 판단 기준이 바뀌는 시기와 맞물리는 것도 이 분석에 무게를 더한다.

여기에 중국마저 동중국해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나서면서 문제는 더 복잡해 졌다. 일본과 중국은 2008년 7광구를 포함한 동중국해에 중·일 공동개발구역을 설정했다.

미국 우드로윌슨연구소가 2005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7광구가 위치한 동중국해 전체에 매장된 천연가스 매장 추정량은 약 175조~210조입방피트로 추정된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 매장량의 약 10배에 달하는 규모다.

원유 매장량은 미국 전체 매장량의 4.5배인 1000억배럴에 달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유가를 배럴당 100달러로 보면 단순계산으로도 경제적가치가 무려 10조달러에 이른다. 동중국해를 아시아의 페르시아만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어쨌든 2028년 협정이 만료되기 전까지는 한·일 양국이 공동으로 개발에 나설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우리 정부는 경제성이 있어 개발하자는 입장이지만) 일본은 입장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정부 관계자는 "7광구를 포함한 동중국해에서의 최종적인 경계획정은 3국간 해양경계 협상을 통해 결정될 것"이라며 "단 1㎝도 양보하기 힘든 만큼 외교부를 중심으로 협상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