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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증권

30여년간 상여금 전액 적립투자로 1000억 부자

평범한 샐러리맨이 월급을 쪼개 투자해 1000억원을 벌 수 있을까.

신입행원 때부터 상여금을 모아 40년간 장기투자해 주식평가액이 1000억원 선으로 추정되는 한국은행 전 직원의 투자법이 회자되고 있다. 시장을 이긴 건 시간이었다.
 
S증권사 C실장은 일산에서 지점영업을 마친 지 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고객이 있다. 조 순 전 한국은행 총재를 닮은 백발의 한국은행 전 직원.

외환위기로 흉흉하던 분위기가 가시지 않았던 1998년 40억원대 주식을 보유한 A씨. 당시로서도 거액이라 VIP였다. 하지만 정작 계좌에 들어 있는 종목은 단촐했다. 삼성전자 (44,200원

300 0.7%), LG전자 (78,300원

700 0.9%), 현대차 (140,000원

1000 -0.7%), 포스코 (234,000원

4500 -1.9%) 4개 종목이 전부였던 것.  

 

 

30년 동안 상여금 투자해서 1000억 수익 낸 한국은행 직원의 투자법은?

 



당시 30여년의 직장생활을 마치고 은퇴한 A씨는 미국, 하와이, 유럽에 흩어져 사는 세 자녀의 집을 오가는 게 낙이어서 지점 나들이는 드물었다.  

하지만 1년에 한두 번은 꼭 4개 종목의 주가가 어깨다 싶을 때 찾아와 보유주식의 일부를 팔았다가 다시 무릎이다 싶을 때 찾아와선 되사곤 했다. 비싸게 팔아 주식을 싸게 되사다보니 보유주식 수량은 해가 갈수록 늘어났다. 배당을 받으면 배당금마저 주식을 사는데 재투자했다.

팔 때도 자신만의 '30%룰'을 지켰다. 올랐을 때 보유주식의 30%만 팔고 재투자하는 분할매도 원칙을 고수한 것. 40억원대였던 A씨의 주식자산은 4년 만인 2002년에 무려 200억원대로 5배가량 불어났다. 2007년 마지막 안부전화를 끝으로 해당 지점이 통폐합되면서 A씨와의 인연은 끊어졌다.

사실 거래를 워낙 드물게 하다 보니 주식평가액이 많아도 지점으로 떨어지는 매매수수료는 높지 않았다. 증권사 영업사원에겐 '자린고비형' 고객일 수 있지만 '바이&홀드'(Buy&Hold) 전략을 철저히 지킨 현명한 투자자였던 셈.  

A씨도 처음부터 부자는 아니었다. 물려받은 것 없는 평범한 한국은행 직원의 쌈짓돈이 40억원의 노후자금으로 불어나기까지 A씨는 30여년간 상여금을 모아 주식을 샀다. 한국은행은 기본급의 약 25%가 상여금으로 분할 지급된다.  

기본급 외에 상여금이 나오는 달에는 상여금을 쓰지 않고 4개 종목을 나눠 분산매입했다. 기본급만 갖고 생활하고 상여금은 통째로 주식에 투자한 것이다.

증자에도 빠지지 않고 꼬박꼬박 참여, 주식수량을 늘렸다. 증자 참여, 분할매수, 재매수는 평범한 개미로서 주식수량을 늘리기 위한 나름의 해법이었다.  

A씨의 머리에 하얗게 눈이 내려앉은 사이 74, 75년 1년차로 나란히 상장한 현대차와 삼성전자는 각각 시가총액 2위와 1위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88년 서울올림픽과 함께 상장하며 A씨의 포트폴리오에 편입된 포항제철은 포스코로 이름을 바꾸며 시가총액 3위를 지키고 있다. 70년 금성사로 상장한 LG전자도 사명 변경, 인적분할 후 재상장 등 국내증시의 역사와 함께해왔다.

2002년 200억원의 주식자산을 보유했던 A씨가 지금까지 자신만의 투자철학을 지키며 주식을 팔지 않았다면 시가평가액이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 한 종목만 그 사이 5배 올랐고 현대차도 최소 4배에서 최고 10배 올랐다.  

C실장은 "30년 이상 주식수량을 늘리며 4개 종목에 장기투자한 A씨의 성향을 미뤄보건대 지금까지도 같은 투자법을 고수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입사 초기에 삼성전자로 40억원을 번 퇴직직원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정확히 어느 부서의 누구였는지는 모르겠다"며 "퇴직한 지 오래라 연락이 닿는 이들이 남아 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30년 동안 상여금 투자해서 1000억 수익 낸 한국은행 직원의 투자법은?